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는 2012년에 개봉한 작품으로, 감독은 추창민이고, 주연으로 이병헌(하선 역)이 일인이역을 맡아 열연했으며, 중전으로 한효주 그리고 도승지 허균역은 류승룡이 맡았습니다. 영화의 내용은 조선시대의 실존했던 제15대 왕 광해군을 배경으로 만든 역사적인 픽션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단순히 역사적인 배경이 아닌 권력을 얻기 위한 암투 속에서 인간의 의리란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게 하는 작품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 영화의 줄거리와 역사적인 배경 그리고 전체적인 총평에 대해서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영화 줄거리
영화의 시작은 임금이 된 지8년 광해군이 수라상(임금에게 올리는 식사)을 올린 음식에 은수저의 색깔이 변하면서 궁궐은 한바탕 소동이 나면서 시작이 됩니다. 광해군은 모든 궁녀들을 물러가게 하고 비서실장 격인 도승지에게 은밀히 자신과 똑같이 생긴 자를 서둘러 구하라고 합니다. 정적으로부터 호시탐탐 독살의 위협을 당하고 있었던 광해군은 자기와 똑같이 생긴 대리 임금을 만들어 자신의 생명을 보호하려고 하였던 것입니다. 장면이 바뀌어 온갖 술과 여인이 가득하고 난무한 가운데 탈을 쓰고 임금 흉내를 하는 임금과 똑같이 생긴 광대 하선이 이리저리 연기를 하고 있는 가운데, 도승지와 도부장이 뚫어지게 보고 있다가 하선을 궁으로 잡아오게 됩니다. 자기와 똑같이 생긴 하선을 보고 광해군은 매우 흡족해하고, 하선을 임금의 옷으로 갈아입힌 후 자신의 대역으로 흉내 내게 합니다. 이 후 임금 광해군은 독에 취해 의식을 차리지 못하자 도승지는 광해군이 의식을 차릴 때까지 길상사로 모시고, 하산으로 하여금 임금 광해군을 대신해 임금의 직임을 대신하도록 합니다. 그리고 도승지는 임금의 대역을 하면서 아침에 일어나서 저녁 잘 때까지 해야 할 일들과 더불어 각별히 주의해야 할 사항들을 가르쳐 주게 됩니다. 하산은 조금씩 임금의 직임에 익숙하게 됩니다. 또한 도승지는 여러 대신들과의 윤대를 하는 방법도 알려주게 됩니다. 하산은 얼굴의 모습뿐만 아니라 행동과 음성도 광해군과 거의 똑같이 흉내를 내어 도승지 그리고 조내관조차 놀라게 됩니다. 그런데 하산은 광해군 과는 전혀 다른 인간미를 가진 성격이 나타나게 됩니다. 이러한 인간미 넘치는 모습은 수라간 나인들을 위하여 수라상을 거의 먹지 않는 장면으로 나오게 되며, 기미 나인인 사월이의 가족 이야기에 공감하는 장면도 나오게 됩니다. 또한 하산은 백성들을 위하여 대동법을 시행하고, 대역죄인 중전의 오빠인 유정호를 대면하여 죄가 없음을 알고 풀어주게 됩니다. 더 나아가 중전을 폐위 시키라는 서생들의 상소를 반대하며 중전을 지키게 됩니다. 길상사에 있는 광해군은 깨어나 자신이 의식을 잃은 것이 양귀비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대역을 행한 하산을 죽일 거라고 이야기합니다.. 한편 중전에게 자신의 정체를 들키게 된 하산에게 도승지는 빨리 도망가라고 말합니다. 이런 혼란한 가운데 하산은 사월이의 부모 찾는 것을 도와주라고 도승지에게 부탁을 합니다. 이러한 인간적인 부분에 도승지와 조내관 그리고 중전은 새로운 눈으로 하산을 바라보게 됩니다. 그리고 마침내 광해군이 돌아오고 하산은 도망을 가게 됩니다. 가는 도중에 도부장은 하산을 죽여야 하는 명령을 어기고 하산을 보내주게 됩니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은 하산이 배로 도망치는 것을 보면서 도승지는 하산을 향해 존경하는 마음으로 크게 고개를 숙이어 인사를 올리게 됩니다.
역사적 배경
이 영화는 조선시대 붕당정치에 의해 권력 다툼을 하는 암투 사이에 있는 광해군을 중심으로이야기를 전개하고 있습니다. 조선의 붕당 정치는 광해군 바로 전왕인 선조 8년에 동서분당(東西分黨) 사건이 일어나고 정계의 중심인 사림파가 서인과 동인으로 분리가 됩니다. 이 사건으로 말미암아 이후 조선의 붕당정치가 시작이 됩니다. 그렇기에 광해군 때는 붕당정치가 점점 가속화되는 시국에 놓여 있게 됩니다. 권력에 소용돌이 속에 있었던 광해군은 자신의 임금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하여 ‘하나를 받으면 하나를 준다’ 는 정치 이념을 굳게 믿으며, 자신의 처남인 유정호 조차 반대 파벌에게 내어주는 상황에 이르게 됩니다. 이때 하선이 대리 임금 역을 하고 하선 자신이 유정호의 죄를 물어 들어보고 죄가 없다고 판단하여 풀어주게 됩니다. 이 부분은 하선을 통하여 붕당정치를 떠나 임금의 선정(善政)이란 어떠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여겨집니다. 또한 하선은 명나라와 후금 사이에 관계 속에서 명에 파병 군사를 보내면서 후금과의 화친을 명하게 하므로 전쟁이 나지 않도록 명령을 내리게 됩니다. 이 부분은 역사적인 사실이지만, 영화에서는 하선을 통하여 결정된 것으로 진행을 합니다. 영화에서 도승지인 허균은 하선이 백성을 위한 선정(善政)을 베푸는 모습에 마음이 동화하게 됩니다. 영화는 역사적인 사실을 토대로 광해군과 하선의 캐릭터의 비교를 통하여 정치란 무엇이며, 백성을 위한 선정(善政)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총평
이 영화의 화두(話頭)는 백성을 섬기는 왕이란 무엇인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선은 처음에 광해군 대신으로 임금이 되고, 왕의 권력에 대해 상당한 흥미를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임금의 권력을 누리며 한편으로 즐거운 시간을 가지게 됩니다. 그러나 하선은 점점 정치와 권력의 어두운 면이 있다는 사실을 체험하게 됩니다. 그리고 도승지가 알려준 정치의 매뉴얼대로 그대로 행동할 것인지 아니면 자신이 진짜 임금으로서 정체성을 가질 것인지에 대해 깊이 고민을 하게 됩니다. 이러한 부분이 한편으로 자신의 측근에 있는 사람들에게 하선의 원래 인간이 가져야 할 선한 행동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먼저는 중전에 대한 측은지심(惻隱之心)의 감정입니다. 중전은 자신의 오빠인 유정호를 구한 사람이 광해군이 아닌 하선임을 알게 되고 놀라게 됩니다. 또한 조내관이 어떻게 내시가 되었는가에 대한 사실에 공감하며 같이 아파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리고 도부장의 잘못을 너그럽게 용서하는 장면, 더 나아가 기미 나인 사월이가 기미 나인이 된 사연과 함께 그녀의 아버지를 찾아주라는 명령을 하게 됩니다. 또한 하선은 자신이 친히 임금의 정체성을 가지고 대동법을 시행하고 후금과의 화친을 명함으로 인하여 백성을 살리는 결정을 하게 됩니다. 이것은 하선을 통하여 임금이란 아니 임금의 의리(義理)란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한 메시지를 관객들에게 전달하고 있는 것이라 여겨집니다. 이러한 하선의 행동을 통하여 도승지는 크게 감동을 받게 되고 이러한 감동은 영화의 마지막 배를 타고 떠나가는 하선을 향해 크게 인사하는 장면으로 이어지게 되며, 관객들도 마음속으로 머리를 같이 숙이게 합니다.